2008년 07월 05일
박지성에 대한 세계인의 평가


- 제나로 가투소(04~05 챔피언스리그 4강전 1차전 후)
"박은 모기와 같다. 우리팀을 이곳저곳에서 괴롭힌다. 그를 제쳐두면 다시 와서 우리팀을 괴롭힌다'"정말로 좋은 선수이고, 이탈리아의 클럽 팀에서도 해 나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헌신'이라고 하는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얼마 안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나와 타입이 비슷하기에 "동양의 가투소"라고 생각한다.
3년 전의 한국전을 떠올랐다 분명히 우리가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경기에서는 무언가에 홀린듯 완전히 압도되고 있었다.

-거스 히딩크 PSV감독.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경기가 끝난후)
비록 결승전 진출에 실패해 아쉽지만 오늘 밤의 영광은 두 한국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 카카(ac밀란 미드필더)
박지성? 사실 난 그가 누군지 몰랐다.그래서 그와 처음 챔피언스리그에서 플레이했을때 나의 온몸에 전율이 느껴졋다.곧 연습을 더해야 겟다는걸 깨달았다. 그와 같은팀에서 플레이 해보고 싶다.

- PSV시절 olympique lyonnais 과의 UEFA 경기서 프랑스 방송사 TF1 해설자 멘트
"이 경기장에 빠흐크는 한 명 밖에 없습니다. 잠시 전 부터 시청하시는 분들이 헷갈리실까 말씀 드리지만 빠흐크는 한 명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꼭 공격에 빠흐크. 미들에 빠흐크. 수비에 빠흐크. 세 명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넘어 지지 않네요... 아... 반칙으로도 막을 수 없나보죠?` `한국의 빠흐크... 히딩크와 함께 아인트호벤으로 왔죠? 히딩크는 빠흐크와 함께 4강을 이끌었습니다. 4강 쉽지 않죠...` 2002년에 빠흐크가 포르투갈을 상대로 팡타스티크한(환상 적인) 골을 넣은 그 선수입니다.` `계속 뛰네요... 아 제가 빠흐크를 몇번 불렀죠? 통계 좀 내 주시겠어요? 기다리라는 군요... 아 빠흐크 선수가 뛴 거리는 계산해 봤다는 군요 전반에만... 12.5km 를... 다른 선수들 두 배 정도는 뛰었군요. 오해하지 마세요 저 선수는 경기 끝까지 저렇게 뛴답니다.` `아 골대 옆에서 골을 막아내네요... 저 선수 몇 초전에 슈팅 날린 선수죠?` `어 이번에도 빠흐크... (왼쪽 포워드자리에서 스루 패스를 받아 돌진중) 방금 전에 오른쪽 풀백 자리에 있었어요...` `처음 보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 웨인 루니 (10/1 풀햄전 후)
그는 정말 훌륭했다. 하지만 평소 훈련 때도 그는 늘 훌륭했다. 그가 앞으로 달려나갈 때 수비수들은 서서 막아야 할지 태클을 걸어야 할지 몰라 당혹해 한다. 박지성의 발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 루드 반 니스텔루이
올드트래포트에서 함께 뛰고 싶은 선수들은 지단, 라울, 그리고 박지성이다. '박지성은 루니와 버금가는 강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

- 긱스(맨유)
park 은 존경받는 스타가 될것이다 그는 영리하게 잘 적응하고 있으며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훌륭한 선수다. 부상으로 박이 빠졌기에 내 출전시간도 늘었다.

-웨인 루니. 풀햄전이 끝난뒤 인터뷰에서
박지성이 상대 수비수들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하면 그들은 서서 막아야 하는지 태클을 해야하는지를 몰라 당황해한다"

-서형욱(MBC축구 해설위원)
"누군가가 그의 발에 페인트를 묻혔다면, 그라운드의 모든 곳엔 그의 발자국이 남아 있을 것이다"

- PSV의 공격수 하셀링크(셀틱)
"그가 떠난후 우리들은 한선수만 떠난게 아니라 1.5명의 선수가 떠난것 같다."

- 반봄멜(바이에른뮌헨)
나의 베스트 11을 뽑는다면 왼쪽 날개는 박지성이다.

-루드 굴리트(현 LA갤럭시 감독)
박지성이 라이언 긱스를 부동의 왼쪽 자리에서 중앙으로 내몰 줄 누가 알았겠느냐. 박지성은 좌우 어느 쪽이던 뛸 수 있을 뿐더러 상대를 끊임없이 흔들다보니 항상 위협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솔저(Soldier)같다"




그는 전설이다(.....)
by 요아킴 | 2008/07/05 12:09 | 여러가지 글들 및 뉴스 | 트랙백(1) | 덧글(11) |
2008년 07월 04일
프롤로그 Prologue - 사자왕 리처드 Richard the Lionheart

Ja nus hons pris ne dira sa raison
adroitement, se dolantement non;
mes par confort puet il fere chancon.
moult ai amis, mes povre sont li don;
honte en avront, se por ma reancon
sui ces deus yvers pris.
Ce sevent bien mi honme et mi baron,
Englois, Normant, Poitevin et Gascon,
que je n'avoie si povre compaignon,
cui je laissasse por avoir en prixon.
Je nei di pas por nule retracon,
mes encor sui ge pris.


어떤 죄수도 직접 이야기를 하지는 않아.
슬픔에 젖어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위로를 얻기 위해 그는 노래를 적는다네.
나는 많은 친구가 있어, 하지만 그들은 별로 노력을 하지 않네.
나의 몸값은 치러지지 않고 있네. 두번의 겨울이 지나도록
나를 계속 감옥에 놔둔 그대들에게 불명예가 있으리라.
나의 부하들과 잉글랜드, 노르망디, 프와투, 가스코뉴에서 온 나의 봉신(baron)들,
내가 결코 나의 먼 친구조차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질책하려고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네.
여전히 나는 죄수로 남아 있네.



 아크레 Acre …
 고대로부터 서방과 동방이 만나는 이곳 오리엔티스 베스틴 Orientis Vestin (오리엔티스 서쪽) 지역에서 해안에 위치한 교역 도시 중 한 곳이었다.
 크로노디스 교의 선지자였고, 또한 신의 아들이라고 불리었던 성 아르투르 대왕이 한때 친히 이곳을 정벌한 이래로, 이 도시는 크로노디스 교의 성경인『신약 성전 Codex Novae』 에서도 그 이름이 언급되는 자랑스런 명성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 오리엔티스 베스틴 전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오르트 이페리아 제국 밑에서도 그 명성과 역사는 여전했다.

 그렇게 유서깊은 이 도시에 설치된 한 관청에서 어떤 갈색 머리의 남자가 나오고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요! 제가 귀공께 물어볼 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한 엘프 남자도 그를 따라 황급하게 쫓아 나오고 있었다.
 "아스피어 공!"
 그 엘프 남자의 부름에도 이 아스피어라는 남자는 모른 체하고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그를 쳐다보며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더 큰 목소리로 그 남자를 불렀다.
 "리샤르 드 레온하르 Richard De Leonheart !"
 그가 큰 소리로 부르는 그 이름에 그 남자는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필리프…."
 뭔가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이 남자는 엘프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예전부터 나를 '사자왕 리처드'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을텐데."
 "어디 이렇게라도 부르지 않으면 대꾸도 하시지 않으니까요."
 필리프는 힘들어 죽겠다는 듯 인상을 쓰며 이 남자에게 다가왔다.
 "리처드 씨라고 부르든가 해. 왕은 무슨 놈의 왕이야?"

 필리프의 말에 투덜대며 말하는 이 남자가 바로 그 '사자왕 리처드'라고 불리는 리처드 아스피어 경이었다.
 이 곳 동방에서 100년이 넘게 지속되어 온 십자군과 동방의 군대의 전쟁 중, 마지막 최후의 전투라고 일컬어지는 성도(聖都) 아발론 탈환전에서 전무후무한 전과를 올린 그 사자왕이 바로 이 남자였다.
 아발론 시의 성벽 위에 홀로 선 채 혼자서 동방 군대의 거대 비공함(飛空艦) 티아마트(Tiamat)를 격침시켰다는 그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가히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그 전설 때문에 십자군 지휘관인 두 황제, 경건왕 루이(Louis le Pieux)와 프리드리히 2세에게서 '사자왕'이라는 칭호를 받고… 기사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그 두 황제들에게 왕과 동격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그 '사자왕'이라는 칭호를 받는 걸 아주 싫어했다.
 "이번에 유리피디아로, 아니 알비온으로 다시 귀향하신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 그런데 그게 왜?"
 "그 결정을 취소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전혀. 난 지쳤어, 이제."
 그는 정말 질렸다는 듯이 침을 퉤하고 뱉으며 말했다.
 "난 여기 동방에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네. 빚진 게 더 이상 없다 이 말이지. 그 '사자왕'의 칭호의 댓가도 다 갚았다고 생각하고 말야."
 "귀공의 친구이신 르블랑 씨에게 귀공을 도우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온 거지만… 그런데, 이건 너무 갑작스럽지 않습니까?"
 "갑작스러운 건 아닐세, 필리프. 거의 10년 넘게 끌어온 거야, 이건."
 그렇게 말하며 리처드는 뒤돌아 서서 손짓으로 따라오라고 하곤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그 손짓에 필리프도 자기도 모르게 그를 따라 같이 아크레 시의 길거리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미 아발론 시를 이단자들의 제국인 오르트 이페리아로부터 재탈환하고자 했던 처음의 십자군의 모습도 이젠 더 이상 없지 않나. 내가 여기 있을 이유는 없어."
 리처드는 그 말을 하며 불쾌하다는 듯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애초에 그런 '숭고한' 의미 따윈 없었다고 봐야지. 이곳까지 와서 영지를 얻으려는 기사들, 무역로를 장악하려고 발악하는 물 위의 쥐새끼 같은 에노트리아 도시 국가들과 베네티카 공화국의 상인들의 욕심이 진짜 십자군의 모습이었어. 그걸 유란드의 교황, '호수의 주교' 알렉산데르가 부추긴 거고 말야."
 "리처드 공!"
 "아니, 대체 그 평화 조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어! 실컷 내가 여기에서 싸운 결과가 고작 '다시 크로노디스 신의 영광을 위해!'라고 외치며 전혀 승산 없는 '성전'을 하자는 거냐고!"
 
 그는 자신이 전에 두 황제의 특사 자격으로 전권을 위임받아 휴전 상태인 오르트 이페리아의 황제인 술탄 슐레이만 Sulleiman 1세와 강화 조약을 맺은 사실을 언급하고 있었다. 
 아발론 공방전에서 그의 그 놀라운 활약에 힘입어 결국 양측 군대는 휴전에 이르게 됬고, 그 강화 조약의 조건으로 아발론 시를 십자군과 동방 제국 오르트 이페리아 두 세력이 반으로 나누어서 지배하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이 강화 내용은 경건왕 루이 황제와 교황 알렉산데르 5세를 화가 나서 길길이 날뛰게 했다. 십자군이 믿는 유일한 종교인 크로노디스 교의 성지(聖地)인 아발론을 이교도들과 사이 좋게 둘로 나눠서 가지겠다는 제안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경건한 신자인 이들 두 군주에게는 용납할 여지조차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리처드는 그 두 군주가 하는 행동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페데리코도 말했고, 또 여기 오르트 이페리아의 술탄 슐레이만도 내게 말했었지. 이젠 전쟁을 끝낼 때가 되었다고.
 난 그 말에 동감해. 이제 이 땅은 더 이상 피를 마시고 싶어하지 않으니까 말야. 그래서 난 가는 거야. 나의 고향으로."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다시 앞으로 걸어가는 그의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던 필리프는 시장의 혼잡한 틈으로 유유자적 걷고 있는 리처드를 황급히 뒤쫓으며 생각했다. 대체 누가 이 남자를 이렇게 냉소적으로 만들었는지 고민하면서. 
 이 남자는 아발론에서 '붉은 마룡' 티아마트을 격침시켜 '드래곤 슬레이어 Dragon Slayer'의 칭호를 받은 영웅이 아니었던가. 십자군의 영웅이었고 심지어 오르트 이페리아의 사람들마저 영웅으로 경외하고 있는 그였다. 
 오죽하면 이페리아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칭얼대며 울 때마다 이렇게 말하며 달랜다고 할까…. 
 "저기 알 릭 Al-Rik (사자)이 온다!" 라고.

 그런 그가 저렇게 변한 탓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가 평소 만나고 다니는 '그 사람들' 때문인가도 싶었지만 리처드가 아무런 언급도 안 해주니 필리프도 제대로 알 턱이 없었다.
 "후우…."
 그런 그를 향해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바다 내음이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이.
 "…그래도 여긴 이 바람이 있어서 살만한 곳이긴 해."
 이곳 아크레 시는 유리피디아 대륙과 오르트 이페리아가 있는 오리엔티스 대륙의 교역로가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는 해안 도시이다. 저 지중해로부터 불어오는 바다바람을 쐬러 필리프도 종종 야자수가 우거진 해안가로 나오기도 했다.
 한때 유란드 제국의 호수라고 불렸다는 이 지중해의 바다바람은 좋았지만,
 "어이, 이거 비켜봐요! 이런! 잠시만!" 
 이곳 이페리아의 백성들이 - 교황과 주교들은 이단자들이라고 하겠지만 - 득실득실대는 아크레의 시장 쪽만은 필리프도 그닥 발걸음을 옮기고 싶지 않았다. 
 "…!"
 그런데 리처드의 모습이 그 시장 가운데서 보이지 않았다. 그가 잠시 한눈을 판 새에 그의 모습을 놓친 것이었다.
 "나 원 참!"
 투덜투덜대면서 필리프는 시장을 뒤져가면서 리처드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

 그런 그가 리처드를 발견한 곳은 의외의 곳이었다.
 어두운 골목길에 이곳저곳 대충 세워둔 천막들, 사슬들이 끌리면서 내는 신음 소리, 왁자지껄한 흥정 소리들이 단상을 둘러싸고 외치듯 울리는 광장은 필리프도 잘 알고 있는 곳이었다. 
 "아니, 여기 이 불쾌한 곳에 왜 온 겁니까?"
 그리고 필리프가 본성적으로 혐오하는 곳… 바로 아크레 시의 노예 시장이었다.

 필리프도 여기 아크레 시에서 얻은 유란드 어로 쓰여진 책들에서 배운 바가 있었다. 그 책들에서는 오르트 이페리아 제국의 법 제도상 이런 노예 매매가 합법적인 장사라고 하고 있다. 책에는 또, 때로는 오르트 이페리아의 귀족들도 가끔 이 시장에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노예들을 사서 자신들의 시중을 들게 한다고 한다. 그 시중이 낮 생활에서의 시중인지 아니면 밤 중의 침대 위에서의 시중인지는 그 노예들을 산 주인들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역시 크로노디스 교를 믿지 않는 천벌 받아 마땅한 이교도 놈들의 제도 아닌가… 필리프는 그렇게 생각하며 불쾌해했다. 

 더군다나 자기 엘프 족들이 누구인가.
 자신들 엘프 족들은 긍지 높은 숲과 초원의 일족, 그리고 서쪽에서 온 투아하 데 다난 Tuaha De Danan 의 자손이다. 그런 자랑스럽고 고귀한 종족에게 있어서 인간이 인간을 팔고 사는 이 노예 시장이라는 존재는, 그리고 그런 제도를 생각해 낸 인간의 생각 자체가 불쾌하고 야만스럽기 이를 데 없는 언어도단의 행태였다. 애초에 그런 것 자체를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이런 불쾌하기 이를 데 없는 타락한 곳에 리처드가 무슨 볼 일이 있어서 온 것이란 말인가…
 "…."
 필리프가 뒤에서 뭐라고 궁시렁궁시렁 거리는지도 모르는 듯, 리처드는 조용히 서서는 팔짱을 끼며 누군가를 바라보며 지긋이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그가 그렇게 선 채 바라보고 있는 곳에는,
 "……."
 꾀죄죄하게 옷을 입고 있는 두 아이가 앉아서 마찬가지로 리처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발목에 사슬이 묶여 있는 걸 봐서는 아마도 노예 상인들이 팔려고 데려온 아이들인 듯했다.
 '저 아이들을 보고 계신 건가?'
 그 두 아이는 형제인 듯해 보였다. 큰 녀석과 작은 녀석… 이곳 노예 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이곳에서는 여자는 물론 건장한 남자, 그리고 어린 아이들까지 팔아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프는 특히 마지막 경우에 대해서 분통을 터뜨리며 이곳 오르트 이페리아의 제도를 경멸하며 저주하기도 했다.

 그런데 좀 그 아이들은 특이한 용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랬다. 아주 특이한 용모…
 이곳에서 보기가 매우 드문, 검은 머리검은 눈동자를 가진 아이들이었다.
 '동방에서 온 아이인가 보군.'
 이곳 오리엔티스에서도 동쪽 끝에 가야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도 평소 자주 읽곤 했던 마르클리오 폴리니우스 Marclio Polinius 의 기행문에서 본 적이 있었다. 
 저 멀리 동방의 끝 Ultima Orientis 에 사는 사람들의 머리 색깔과 눈 색깔은 마치 흑요석같이 검은…
 "필리프."
 리처드가 부르는 소리에 필리프가 책에서 읽은 내용을 머리에 떠올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네?"
 "한번 이 아이들을 보게나. 특히 이 아이들의 눈을."
 리처드의 손짓에 필리프는 그의 옆에 서서 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비록 꾀죄죄하고 더러운 옷을 입은 데다, 손과 발목에 쇠사슬을 찬 노예인 아이들이었지만, 그 아이들은 어딘가 모르게 귀한 아이들 같다는 인상을 주고 있었다. 특히 그 아이들의 눈빛은 생기를 잃은 눈이 아닌 뭔가 큰 의지를 가진 그런 귀한 눈빛…
 "상당히 좋은 눈빛이지, 필리프? 내가 보기엔 이 애들의 눈은 드래곤의 눈이야."
 "드래곤이요?"
 "응. 아주 대단한 녀석들이 될 것 같아. 예사 인간이 이런 드래곤의 눈을 가지기 어렵지. 특히 이런 비참한 상황에선 더욱 더."
 리처드는 또한 그 아이들의 때와 그을음 밑으로 숨겨진 생김새들을 유심히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지금 애들을 안 씻어 놔서 그렇지 잘만 다듬어 놓으면 아다네델 Adanedhel 같이 될 수도 있을것 같네만… 엘프 입장에서 자네는 이 애들이 어떤 것 같나?" 
 "요정인간이란 말인가요? 글쎄요."
 필리프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눈빛은 미묘하게 서로 달랐다. 
 큰 아이가 굳세고 굴복하지 않는 의지가 담긴 눈빛이었다면, 작은 아이의 눈빛은 따뜻하고 사람을 포용하는 그런 눈빛이라고 할까… 확실히 이 두 아이의 눈빛이 예사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건 확실했다. 
 게다가 애들이 상당히 귀하고 곱게 생긴 것 같기도 했다.
 필리프가 보기엔 이 애들은 적어도 이런 노예 시장에서 사람들 손에 팔릴 만한 애들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엘렌딜리 Elendili (요정의 친구) 이신 리처드 공이 그렇게 보셨다면, 틀린 건 아닐 겁니다."
 "그래? 그럼 결정했네."
 리처드가 싱긋 웃으며 말하자 필리프가 당황하며 되물었다.
 "네? 뭘 결정했다는 겁니까?"
 "이 아이들을 살 거야."
 그 말에 필리프의 눈이 커졌다. 
 크로노디스 교 신자는 절대로 노예 같이 한 인간을 돈을 주고 사서 부릴 수가 없다. 그것이 선지자 성 아르투르 대왕의 가르침이고, 크로노디스 교에서의 금언이기도 했다. 그런 걸 뻔히 아는 리처드가…
 "노예를 사는 건 크로노디스 교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리처드 공?"
 "누가 언제 노예를 산다고 했나? 이 애들은 내 노예가 아니야."
 리처드는 필리프를 똑바로 쳐다보며 확인하듯 말했다.
 "내 후계자들, 즉 내 별명을 따서 새로운 사자 새끼들로 만들 거야."
 "설마…"

 리처드는 마음에 아주 쏙 든다는 듯이 무릎을 숙여 앉아선 그 검은 머리의 아이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두 아이들의 눈을 마주보며 리처드는 재확인하듯 분명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그 설마야. 이 녀석들이 내 아들이 되는 거지."

by 요아킴 | 2008/07/04 14:53 | (제목 미정) 바람과 땅의 노래 | 트랙백 | 덧글(4) |
2008년 07월 01일
[오프닝 영상] ★승리의 디아블로★



승리의 그 이름 ★디아블로3★
오오 디아블로 오오 //ㅅ//

수많은 개폐인들(......)과 재수생을 낳았던 전설의 그 게임이 다시 돌아오는군요 //ㅅ//

블리자드는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능 'ㅅ')!!




by 요아킴 | 2008/07/01 17:16 | 동영상 & MV | 트랙백 | 덧글(1) |
2008년 06월 30일
새로운 소설을 더 연재할 예정입니다.


라이드 위드 더 데블이 출판용으로 내기에는 많이 부적합하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평소 구상을 통해 만들어놓고 있던 이야기 한편을 더 연재할 생각입니다.

이번 소설의 제목은 일단 가칭으로 [바람과 땅의 노래]라고 지어봤습니다.
조지 R.R.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를 따온 것이죠.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괜찮은 이름이 생각나면 그걸로 바꿀 생각입니다.

내용은 비공정과 검과 마법과 드래곤과 로봇이 나올 '전쟁 판타지'입니다.
은하 영웅 전설같이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올 예정이에요.

일단 이번 작품에서 제가 소설을 구상하면서 중점을 둔 사안은 3가지입니다.


1. 쉽게 쓴다.
라이드 위드 더 데블(이하 라이드)이 어렵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프롤로그 부분에서 사람들이 많이들 어려움을 느끼고 지레 포기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면을 최대한 줄이고 재미있고 쉽게 글을 써볼 생각입니다.
과연 어느 정도까지 쉽게 써야 독자들의 취향을 만족할지는 모르겠지만요 -_-;

2. 주인공 수를 줄인다. 정확히는 시점을 되도록 줄인다.
라이드에서 제가 실수를 한 게 주인공이 3명이나 됬었다는 거 같습니다. 3명이 모두 주인공이라서 그 세명의 이야기를 다 하면 챕터 하나당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죠. 그리고 사람들의 집중력도 감소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을 2명 정도로 압축하고 다른 개성있는 주인공 급의 인물들은 조연으로 내려서 글의 초점을 압축할 생각입니다.
카인 경도 조언을 해주셨는데, 정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하고 싶으면 조연급으로서도 얼마든지 매력적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점은 차후에 라이드를 새로 고쳐 쓸때도 충분히 염두에 둘 수 있겠죠.
『얼음과 불의 노래』에서는 시점이 거의 6~8개까지 있었지만 전 마틴 씨만큼 글을 못 쓰니까 그런 무모한 짓은 안할 생각입니다 ^^;

3. 글의 전개는 빠르게, 너무 늘어지지 않게.
라이드에서 겪은 또 다른 실수는 위의 2번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3명이라서 그 3명의 이야기를 다 하려면 챕터 하나당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게 되죠. 그로 인해 스토리가 너무 질질 끈다는 이야기도 들었구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챕터를 따로 안 정해두고, 플롯을 기본으로 뼈대만 두고 이야기를 유려하게 속도있게 진행시킬 생각입니다. 이번에는 나름 기대하셔도 좋아요 :)


이번 작품을 연재하면서 차후 라이드도 새로 고쳐쓸 생각입니다. 위의 저 단점들을 보완해서요 ^^*
이번에 쓸 작품에 대해서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좀 리플도 점 달아주세요 ㅠ_ㅠ

by 요아킴 | 2008/06/30 14:15 | 요아는 이렇게 말했다 | 트랙백 | 덧글(6) |
2008년 06월 29일
승리의 디아블로 3 라능 'ㅅ')!








드뎌 디아블로 3가 나왔습니다 ㅇㅅㅇ/

이제 다시 불타오를 시간이 되었군요 :)



★승리의 디아블로★



※ 보너스 :

카와이한 동영상 속 여캐님의 모습 'ㅅ')~




by 요아킴 | 2008/06/29 14:17 | My Game Style | 트랙백 | 덧글(3) |
2008년 06월 26일
Ride With The Devil - ▶ Chapter 8 - IX. L'Hermite 隱者 (5)




소설을 보시겠어요?




-8-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



- T.S. 엘리엇, 『황무지 The Waste Land』, 제 1장 「죽은 자의 매장 The Burial Of The Dead」




아주 먼 옛날… 그 누구도 모를 정도로 까마득한 먼 과거의 어느 날…

저 멀리 홍해(紅海) 바다의 수평선이 한 눈에 보일 정도로 광막하기 그지 없는 열사(熱沙)의 사막…
칼이 모래에 꽂히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모래밭에 무릎을 꿇었다.

- 챙!

지친 듯해 보이는 그 남자의 얼굴과 검은 머리결은 끔찍하리만치 붉은 피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 피보다 더 붉은 눈동자로 그 남자는 자신 앞에 놓인 사막의 모래밭을 바라보며 차분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 스윽….

그리고 다시 몸을 일으키며 칼에 몸을 기대어 다시금 몇 발자국 더 걸었다.
몇십 발자국을 더 걸었을까… 그는 몸에 쌓인 상처와 고통에 다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는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홍해의 푸른 물결… 그리고 그의 눈 앞에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짓고 있는 검은 생머리의 가뭇한 피부의 미녀가 주저앉아 있었다.

"……."

찢어지고 베어진 옷을 겨우 걸치고 있는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그 차림으로도 가릴 수 없을 만큼 요염하고 매력적인 모습의 미녀였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곤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는 그 검은 눈동자로 그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당신은 어떻게 여기에 오신 건가요?"
"추방당했죠."

그 여인의 질문에 그 남자는 힘겹게 답했다.

"'하늘'에서 쫒겨나 이 '에덴'의 땅으로 추방당한 죄인… 단지 그뿐이에요."
"……."
"당신은 무엇 때문에 왔죠?"

그 남자의 말에 그녀는 슬픈 눈으로 다시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벌이에요."
"… 형벌이라뇨?"
"네, 저의 원죄… 「음란함」으로 인한 형벌이에요."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보세요. 전 그 죄의 벌을 받고 있었어요…. 저 수많은 이형(異形)의 괴물들과 악령들과 악마들에게 능욕당하고 더럽혀지고 있었어요. 방금 전 당신께서 몰살시킨…."

그들 주위에는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사막에는 온갖 괴기스럽고 요사하고 부정한 괴물들과 악마들의 시체가 가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겨진 시체들… 아니, 차라리 살덩이들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정도로 박살난 육체들이 피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저기 사막의 지평선까지 가득 채운 이 더러운 시체들과 그 시체들로 저주받은 사막의 땅 위에는 모래에 꽂힌…
수백만 개의 검들이 마치 거대한 군사들이 도열한 것같이 서 있었다.

이 모든 괴물들과 악마들을 몰살시킨 주인공인 이 남자는 이제 자기 손에 마저 남은 검을 옆으로 집어 던지며 그녀의 옆에 주저 앉았다.
그가 옆에 앉자 그녀는 말을 하며 점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는 음란함으로 인해 신에게 저주받고… 남편에게도 거부당해 이 곳까지 쫓겨 왔어요. …그리고 이젠 이 수많은 괴물들에게 능욕당하며 더럽혀졌어요."

그녀는 흐느낌을 멈추지 않으며 말했다.

"… 이런 부정하고 더러운 절 왜 당신은 구해준 거죠? 대체 왜…?"

그런 슬픔에 잠긴 그녀를 바라보며 그 남자는 조용히 그 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유가 있어서 그리한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자격이 있어서 그리한 것도 아니구요. …저도 또한 신의 저주를 받은 죄인일 뿐이니까요."
"……."

그의 말에 눈물이 고인 눈으로 그 가뭇한 피부의 미녀는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도 당신과 같은 「죄인」이니까… 그래서 당신을 구해준 거라고 생각해 주세요."
"… 아."
"그리고 전…"

그렇게 말하며 그 남자는 피로 물든, 그러나 귀엽게 생긴 미모의 얼굴에 미소를 띠으며 그 여인에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녀의 검은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매만져 주며 말했다.

"… 이처럼 아름다운 당신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구요."

그녀는 순간 그 손길에 움츠러 들었다.

"……."

하지만 아까 전 그 더러운 괴물들의 손길과는 다른… 「따뜻함」이 느껴지는 손길에 그녀는 서서히 그 남자의 손길에 머리결을 가만히 맡기고 있었다.

그랬다.
지금 그녀에게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 손길이 그 순간 가장 필요했었던 것이었다.

그 남자는 이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녀를 응시한다. 그녀도 이제 그 눈물이 맺힌 마음에 두근두근한 감정을 실어 그 남자의 '붉은 눈동자'를 말없이 마주보며 응시했다.
그 남자가 그녀의 그 보석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름다워요…."
"…아."
"저의 이 '저주받은' 눈으로도 그대는 정말로 아름답게 보여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따뜻하게 미소짓는 남자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 그러다가 순간 그녀는 다시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

순간 슬픔이 복받히는 듯 그녀가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이번에는 그 남자의 품에 안겼다.

"…이제 괜찮아요. 다 괜찮아요."
"흐흑…."

품에 안긴 그녀를 따스히 감싸 안고 살며시 토닥이며 그 남자는 이 미녀를 달래 주고 있었다.
둘 다 저주받은 추방자의 몸… 그들 둘은 자연히 서로를 위로하며 달래고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당신의 그 아픔, 그 저주, 그 운명… 주제넘은 일이 아니라면 제가 당신을 그것들에게서 지켜 주고 싶어요."
"…아?"

남자가 다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그 말에 그녀가 감동한 듯 말을 잇지 못하자, 그 남자는 먼저 용기를 내어 이 가뭇가뭇한 미녀를 바라보며 먼저 용기를 내어 말했다.

"당신을 나의 신부로 맞아들이고 싶어요.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이 아름다운 홍해 바다의 푸른 물결이 보이는 이 사막에서… 이 검은 머리의 남자가 가뭇가뭇한 미녀에게 청혼을 하고 있었다.

"나의 '이름'을 걸고 당신을 나의 아내로서, 나의 '여왕'으로서 지켜 드릴 것을 서약합니다. 왕은 여왕을 지키는 법… 반드시 당신을 운명에게서 제 손으로 지켜드리겠어요."

그런 그의 프로포즈에 그녀는 다시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이 눈물은 아까 전의 눈물과 같지 않은 눈물…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그녀가 말했다.

"… 이런 저에게… 그렇게 따뜻한 말씀을…."

그 말을 잇지 못하고 반라(半裸)의 그녀가 조슈아에게 안겨 입을 맞추었다.
이 가뭇한 미녀의 승낙이나 다름없는 키스를 따뜻하게 안으며 받아주는 검은 머리의 남자… 혀가 얽히는 깊숙하고 뜨거운 키스를 나눈 이 미녀는 이 남자에게 맹세를 하듯 말했다.

"좋아요. 행복해요. 부디 절 당신의 아내로 삼아주세요."
"네.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마지막 심판의 날이 올 때까지… 나는 당신의 「낭군」이에요."

따뜻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 남자… 이 사랑스런 남편에게 그녀도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그 남자의 가슴을 살포시 밀었다. 그리고 그 남자를 눕히면서 그녀는

"그렇다면 그 결혼의 증거로… 그 맹세로…."

그 어여쁜 살결의 손으로 그녀는 이 남자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여기서 절 가져주세요. 당신의 '신부'인 저를 당신의 소유로 만들어 주세요, 나의 '두 번째' 남편이시여…."

그녀가 뜨거운 눈길과 숨결로 갈구하는 그 요구의 목소리에 그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그녀도 이제 거의 헝겊조각밖에 남지 않은 자기 옷을 마저 벗어내리며 아름다운 나신을 드러내었다.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나의 '낭군님'."
"저야말로…."

그녀의 가뭇한 속살이 드러난 나신의 가슴과 허리, 그리고 잘록한 아름다운 배를 감탄스럽게 바라보는 그 남자…
그 남자가 그 탄탄하고 매끈한 허리를 어루만지다 배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예쁜 모양의 배꼽을 손가락으로 더듬자 그녀는 그의 손길에 쾌감을 느낀 듯 신음을 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손이 점차 그녀의 가슴께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그녀의 음란하고도 또한 아름다움과 매력이 느껴지는 나신(裸身)의 몸을 바라보며 찬탄을 보내는 그 남자에게 자랑스럽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그녀는 나직이 속삭였다.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세요. 제가 영원히 이 세상의 끝까지 소중하게 간직할 그 이름을…."

그녀의 그 요구에 그 검은 머리의 남자는 몸을 일으켜 이 아름다운 신부의 입술에 키스를 하러 다가가며 속삭였다.


"그렇게 하겠어요, 나의 아름다운 신부이시여…. 나의 이름은…"



-*-



"…드디어 '사슬'을 하나 더 풀어버리신 거군요, 나의 낭군님."

미즈호가 '그것'을 예감한 듯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어느 집의 베란다에서 밤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금발의 머리결을 머리 위로 틀어올린 채, 가뭇가뭇한 피부의 아름다운 나신을 시트로 가리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미즈호…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같이 침대 시트를 히마티온(Himation)처럼 두르고 그녀는 시트를 손으로 잡고 그녀의 봉긋하기 그지 없는 풍만한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트는 그녀의 등 뒤에서는 거의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의 등을 드러내며 그 밑의 허리선에서 내려가 엉덩이 윗부분까지 드러나 있었다.

밤 특유의 차가운 공기를 살결로 느끼면서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혼잣말을 했다.

"낭군님과 제가 그곳, 홍해에서 만났을 때 저도 '그것'을 봤었죠. … 그랬죠. 그건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신의 회초리' 같았어요."

그녀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조슈아의 안위만이 걱정이 될 뿐이었다.
조슈아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외에도 에스델, 마리아가 있다는 건 알지만, 분명 조슈아의 '아내'는 바로 미즈호, 자신이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남편'이자 '낭군님'인 조슈아를 지금 이 순간 떠올리면서, 그녀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래요. 그것은…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무수한 '검들의 심판'이었어요."


-*-



"글라디 인피니툼 Gladi Infinitum (무한의 검)…."

하늘을 바라보며 조슈아가 중얼거리는 그 말과 함께 저 멀리 하늘에서 변화가 생겼다.

미국 동부 뉴욕 480km 상공… 인공위성 저고도 궤도에 해당하는 이 곳에서 전기를 발하며 한 거대한 '영역'이 열리기 시작했다.
조슈아와 맥스, 레오가 무기를 소환하는 그 정체 불명의 아공간(亞空間)인 '스키드블라드니르'를 초대형으로 확대한 듯한 그 영역은 무려 직경이 800m에 달했다.
그리고 그 영역에서는…

- 스으…

그 영역의 검은 '지평면'에서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은 검들이 검은 공간을 뚫고 밖으로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역사상에 전해지는 명검들이나 다름 없는 '명검들의 잔재(殘滓)들'이 실체화가 되며 이 거대한 아공간(亞空間)에서 솟아 나오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공간에서 검들이 솟아 나오다가 잠시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와 함께, 지상의 뉴욕에 서 있는 조슈아는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세계의 왕'이며, 또한 '공중의 권세를 잡은 왕 Archon tes exousias tou aeros'이로다."


그 말과 함께 검들은 순간 동시에 멈칫하다가, 일제히 동시에 밑의 지구를 향해 떨어졌다.
마치 밑의 거대한 힘에 이끌리듯 480km 아래의 뉴욕 시가지를 향해 그 수많은 검들이 자유낙하를 하며 점차적으로 가속을 얻기 시작했다. 지구의 중력과 관성… 그리고 그 무지막지한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뀌면서 엄청나게 올라가는 검들의 낙하 속도는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하나 하나의 검들이 무려 시속 1만km에 가까운 무서운 속도로 저 천공에서 지상을 향해… '신의 회초리'를 갈기듯 떨어지고 있었다.
하나 하나의 검들은 대기를 가르며 생기는 마찰열에도 녹지 않은 채… 그 엄청난 에너지와 속도로 자신들의 '왕'인 조슈아가 서 있는 뉴욕으로 강림하고 있었다.

마치 별이 빛나듯 수만 개도 넘어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불꽃을 발하며 낙하해 오는 수많은 검들이 밤 하늘에 가득차 보였다.
그 가공할 만한 장면에 뉴욕의 시민들과 FEMA 대원들마저 넋을 읽고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지금 이 순간 자신들의 눈 앞에서, 심판의 날에 하늘이 이 지상의 인간들에게 내리는 '징벌'이 체현된 것 같았다.

"… 신이시여."

그리고 저 멀리서 수십 줄기의 빛들이 뉴욕 시내에 꽂히기 시작했다.

- 쿠쿵!!

마치 지축이 울리는 듯이 멀리서 무서운 충격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저 멀리서부터 폭발이 시작되었다.

"…!!!?"

그 거대한 폭발은 마치 파도와 같이 이곳까지 '밀려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폭음과 함께 조슈아가 서 있는 광장은 파괴의 불꽃에 휩쓸렸다.

끔찍한 비명과 고함마저 순식간에 불어닥친 후폭풍과 폭발 소리에 밀려 홍수에 휩쓸리듯 스러져갔다.


… 하늘에서 바라본 뉴욕의 모습도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불꽃과 연기로 가득한 파괴의 현장… 그 불바다는 성경에 나오는 게헤나를 연상시키기 충분할 정도였다.





그때 내가 말하기를 주여 언제까지 옵니까?
주께서 답하시길 도시가 황폐해져 사람이 살지 않고
집에는 사람이 없고 땅이 완전히 황폐해질 때까지이다.


- 구약 성경, 이사야 서(書) 6장 9~11절





-*-


"… E che sospiri la liberta!
… 한숨을 쉽니다 자유를 그리며."




헨델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 Lascia ch'io pianga》의 마지막 가사가 끝나며 에스델의 아름다운 노래가 끝이 났다.
그녀가 노래를 마치고 조심스레 가슴께에 손을 올리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마치 극장 전체를 울리는 듯한 커다란 박수와 함성소리가 울렸다.
특등석에 앉아 여전히 심드렁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던 알페르도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박수를 쳐 주고 있었다.
알타반은 그에 비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그녀의 노래에 대해 감탄의 환호도 외쳐 주는 편이었다.

"역시 천상의 가희로군! 멋진데!"
"뭐 그럭저럭이군요."

알타반의 칭찬에 알페르도 대꾸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반응이 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알타반이 타박하듯 말을 건넸다.

"자네는 그닥 감동이라는 것을 잘 안하는군 그래."
"저 '천사'에겐 저 정도야 기본일 거 아닙니까?"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으로 알페르는 말했다.

"아마도 저 '공주님'께서 백마를 탄 자신의 '왕자님'을 찾으며 구해달라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더욱 더 감동적일 거 같은데요?"
"쯧쯧, 사람하고는…"

알페르의 그런 '악의적인 말투'에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알타반이 몸을 일으켰다.

"역시 자네는 저 '천사'도 인질로밖에 생각하지 않는군. 우리 사라 양과 더불어 저 '천사'마저 자네의 '새장'에 넣어야 만족할 텐가?"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사실 저는 페리블렙토스, 그 여인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아시다시피 저는 '그'와 관계된 모든 것에 원한이 있으니까 말이죠."

그 말에 알타반도 순간 뭔가 묘한 우연이라도 발견한 듯 아이러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사라와 에스델, 그리고 그 '페리블렙토스'는 '그'와 관련이 많은 여인들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들은 조슈아와도 관련이 많은 여인들이기도 했다.

단순한 우연인 것인지, 아니면 '그'가 의도했던 일이었던 것인지… 이게 정말 신이라는 작자가 우리를 골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아이러니한 끈들이란 말인가.
하지만 알타반 자신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우연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 늙은 성자는 그의 숲에서 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단 말인가!'

… F.W.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Also Sprach Zarathustra』에 나오는 말을 떠올리며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가보죠."

알페르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어차피 지금 제가 먼 옛날부터 해왔던 일들 모두가 극한의 천벌을 받아도 마땅한 일들… 이왕 그렇게 된 바에야 거기서 더 악한 짓을 해봤자 그 천벌의 강도가 더 이상 가혹해질 일은 없겠죠."

그렇게 냉소적으로 말하며 알페르가 알타반을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제게 불벼락 소식이 없는 걸 보니, 그 천벌이란 것이 제게 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군요. 아니면 애초에 그런 것 자체가 거짓말 내지는 사기였거나… N'est-ce-pas? (안 그래요?)"
"Oui. (응.)"

프랑스 어로 되묻는 알페르에게 마찬가지로 프랑스 어로 대답하며 알타반이 대꾸했다.

"덧붙여 말하면, 나라면 후자 쪽을 지지하겠네. 만일 천벌이 자네에게 온다면 그건 하늘에서 오는 게 아니라 우리들을 쫓는 세 폰들에게서 올 거 같으니까."
"그들이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라의 눈길을 무시하며 알페르는 알타반에게 되물었다.
그러나 알타반은 일단 그의 되물음에 대답을 하는 대신, 먼저 문으로 나서며 문 옆에서 대기 중인 남자 둘을 불러 뭔가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지시가 끝난 듯 슬쩍 뒤를 돌아보며 알타반이 다짐하듯 대답을 했다.

"인간이란 말이지. 종종 하늘을 대신하는 힘을 발휘하곤 했다네. 세익스피어가 자신의 희곡에서도 말했었지. 「하늘의 힘으로밖에 해낼 수 없다고 여겨지는 걸 인간이 해내는 수도 있다. Our remedies oft in ourselves do lie, which we ascribe to heaven.」 라고…."

세익스피어의 희곡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 의 1막 1장에 나오는 대사를 읊어 보이고선, 이번에는 알타반이 알페르를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폰'들이 굳이 '인간의 모습'을 취한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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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by 요아킴 | 2008/06/26 17:41 | [정식소설] 라이드 위드 더 데블 | 트랙백 | 덧글(2) |
2008년 06월 26일
MC용준의 랩은 계속된다.

이분의 랩은 언제 들어도 감칠맛이 나는군요. 진정한 한국 토종 랩퍼이신듯 'ㅅ')



전설의 시작
by 요아킴 | 2008/06/26 15:46 | 동영상 & MV | 트랙백 | 덧글(4) |
2008년 06월 24일
Ride With The Devil - ▶ Chapter 8 - IX. L'Hermite 隱者 (4)




소설을 보시겠어요?






-6-


信曰, 果若人言, 狡兔死, 良狗烹; 高鳥盡, 良弓藏;敵國破, 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亨!

한신은 말하였다. '역시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그대로였구나.
『날랜 토끼가 없어지면 사냥개는 삶기게 되고, 높이 나는 새가 없어지면 좋은 활은 필요 없게 되며
적국이 망하게 되면 모신(謀臣)이 죽게 된다』고 하였으니
천하가 평정된 만큼 내가 삶기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사기(史記)》<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자 그럼 어디 당신의 실력을 좀 볼까나요?"

바네사… 아니, 토모에 고젠은 그렇게 말하며 아가사를 향해 씩 웃어보였다.
웃어보이긴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 이쪽을 향해 풍겨오는 살기… 아가사는 긴장한 듯 굳은 얼굴로 토모에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순간, 토모에의 모습이 흐릿해지며,

"…!!?"

어느새 아가사 수녀의 등 뒤에 토모에가 나타났다.

"느리군요."

그리고 토모에가 손에 든 언월도를 큰 동작으로 휘둘렀다.순간적으로 나타나서 공격을 가한 걸 아가사는 겨우 피하면서 손에 든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이 파공음을 내며 날아오는 걸 여유있게 토모에도 피하며 아까전 언월도를 휘두른 동작에서 연결하듯 다시 그 창을 휘둘렀다.
창과 채찍이 공중에서 궤적을 그리며 격돌하고 있었다. 언월도의 칼날과 봉이 연결된 부위에 묶여 있는 기다린 끈이 어지럽게, 그러나 아름답게 흔들리며 아가사의 채찍과 함께 공중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찌르는 창날을 피하면서 채찍을 날리고, 또한 파공성을 발하는 채찍을 피하며 창날이 다가왔다. 그렇게 그녀들이 무섭게 싸우고 있는 주위는 공기 자체가 흔들리며, 무기에서 발하는 바람들이 카마이타치(鎌鼬)같이 칼날이 되어 그녀들 서로에게 날아갔다.

- 찌익!

아가사 수녀의 치마폭이 찢어지며 그 틈으로 검은 색의 가터벨트와 커피빛 망사스타킹이 드러났다.
그리고 다시 날아오는 카마이타치…

- 찌익!

이번에는 토모에의 웃옷의 가슴쪽 부분이 찢어지며, 그 작은 틈으로 그녀의 브레지어와 봉긋한 가슴계곡이 드러났다.

"후우…."

격렬한 공격 중 잠시 휴식을 하려는 듯 그녀들 둘이 싸움을 멈추자,

- 스륵…

토모에의 바지 한 켠의 끈이 떨어지며 바지의 다리 한쪽 부분 전체가 밑으로 흘러내리는 것과 함께 아가사 수녀의 코이프도 벗겨지며 그 안에 숨겨둔 풍성한 머리결이 드러났다.

"제법 하시네요, 자매님."

토모에가 먼저 감탄하듯 한 마디를 던졌다.

"그쪽이야말로."
"저야 뭐, 천년 전부터 싸움에 익숙했었으니까요."

헤이안 시대의 귀장(鬼將)이었던 토모에 고젠과 대등해 보일 정도로 아가사 수녀는 잘 싸우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실력에 토모에는 아까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아가사를 약간은 얕봤던 것을 마음 속으로 수정하고 있었다.

"흐음, 굉장히 인상 깊은 싸움이었습니다. 두분 모두."

그런 그녀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맥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옆으로 슬찍 돌렸다.
아까 전 싸움으로 인해 밖으로 드러난 아가사 수녀의 가터벨트와 스타킹으로 감싼 매끈한 다리에 하얀 살결의 허벅지, 그리고 토모에의 매끈한 다리와 봉긋한 가슴계곡을 흐뭇하다는 듯이 바라본 맥스는 씩 웃으며 말했다.

"두 아가씨께서 계속 싸우면 조만간 공짜로 두 미녀의 스트립 쇼도 볼 수 있겠는데요."

그 말에 토모에는 망설임 없이 맥스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그리고 맥스를 무시한 채 그녀는 아가사를 향해 고개를 돌려 말했다.

"계속할까요? 이 색마 녀석 눈요기나 실컷 해주게 될 거 같지만."
"글쎄요. 제 임무는 본래 맥스 신부님을 척살하는 것이라서…."

맥스는 그런 아가사의 말에 아까 전까지 싱글싱글거리던 표정을 얼굴에서 지웠다. 그리고 그는 아가사 수녀에게 다가가서는,

"그래서 그런데… 제가, 아니 우리가 지금 아가사 수녀님과 계속 싸우든지 말든지 간에 일단 하나는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생각으로는 빌어먹을 바티칸을 통채로 뒤집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만, 일단 하나는 알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대체 그 빌어먹을 성도(聖都)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

그의 그 질문에 아가사는 약간 망설이는 듯해 보였다. 뭔가 말해서는 안 되는 내용이라는 느낌을 풍기는 그 침묵에 맥스는 채근하듯 다시 물었다.

"이 노트르담 성당에도 고해성사소는 있을 테니, 뭐하면 거기 들어가셔서 대답하셔도 되요."
"아뇨, 그렇게까진 하지 않아도 되요."

아가사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오늘자로 바로 명령이 떨어진 거에요. 오늘 오후 교황 성하께서 독살되셨고…."
"…!!!"

순간 움찔하는 맥스의 모습….

"그 범인으로 예레미아 추기경 예하께서 지목되셔서 현재 지금 구금 상태, 그리고 「글라디우스 미카엘루스 Gladius Michaellus (미카엘의 검)은 해체되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맥스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성하께서… 독살… 당하셨다고요?"

그답지 않게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비틀거리며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일그러지는 표정을 띠었다.

"요하네스… 넌 결국…."

차마 눈물을 흘리지는 못하는 듯했다. 아니다… 그건 아닌 듯했다.


… 그는 지금 '눈물을 흘릴 수 없어서' 괴로운 듯했다.


"대체 누가… 그런 짓을…."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는 듯한 슬픈 표정으로 되뇌는 그에게 아가사가 말했다.

"현재는 예레미야 추기경 예하께서 유력한 용의자이십니다만…."
"그러니까 그 분이 왜 그러겠냐고!!!!!!"
"!!?"

맥스가 분노를 담아 크게 외치자 그의 주위로 순간적인 공기의 폭발이 일어나 파동이 주위로 퍼졌다.
노트르담 성당의 가고일 상이 떨어져 나가고 스테인드 글래스 창문이 박살날 정도로 커다란 파동… 그 기세에 바네사와 아가사도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그 분이 그런 짓을 할 리도 없고… 더구나 교황 성하께서 그렇게 죽었다니… 어떤 미친 새끼가 그딴 음모와 모함을 꾸몄다는 거…."

그렇게 분노를 짓누르듯 이를 악물며 중얼거리던 맥스는 순간 머리에서 뭔가를 떠올린 듯 멈칫했다.

"……그렇군."

… 잠깐의 생각 후, 맥스는 그제서야 사태가 파악이 된 듯 입가에 씨익 하고 미소를 지었다.

"… 맥스 군?"

바네사, 토모에 고젠은 그 미소를 보며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지난 1천 년간 그를 옆에서 지켜본 경험상, 지금의 이 표정은 맥스가 엄청난 살육을 저지르기 전에 지었던 미소였기 때문이다.

지금 맥스는 이 세상의 모든 분노와 증오와 잔인함을 독기(毒氣)로 품은 괴물만이 지을 수 있는… 그 미소를 지금 입가에 띠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군…."

그리고 이제 맥스는 아가사와 바네사를 향해 고개를 돌려 말했다.

"아무래도 전 여기를 떠나야겠군요. 가야겠어요."
"간다니요? 어디를?"

아가사의 물음에 맥스는 피식 웃으면서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한 표정으로 이 아름다운 글래머 수녀를 바라보았다.

"……."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그녀를 외면한 채 뒤돌아서 발걸음을 옮기는 맥스.
그의 등 뒤로 아가사가 다시 한번 제지하는 듯 말을 던졌다.

"기다려요! 저와 '유다의 사제들'은 신부님을 잡으러 여기에 왔습니다. 그런 고로 저 아가사 수녀는 성도 바티칸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불온한 '불경자'인 신부님, 당신을 보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불경자라구요? 달아난다고?"

그녀의 그 말에 별 웃기지도 않은 농담이라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맥스가 답했다.

"「불경자는 누가 추적하지 않아도 달아난다. Fugit impius nemine persequente.」 … 뭐 그렇다는 소리군요. 하지만 전 지금 달아나는 게 아니랍니다."
"그럼 설마…."

그녀의 말에 맥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연 설명을 했다.

"당신이 설마 하는 바로 그거입니다. 전 지금 예레미아 추기경 님을 구하러 갈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요아킴 추기경에게 전화를 걸어서 카스텔 산탄첼로 성의 수비 병력을 모조리 빼라고 하세요."

그렇게 말하며 맥스는 절대 농담이 아니라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러는 편이 좋을 거라고 말해주세요. 그 인원들을 모조리 빼돌려 요아킴 추기경 '예하'의 보호 병력으로 돌린다고 해도, 내일 저녁 해가 뜨기 전에 스칼라 산타(Scala Santa : 성스러운 계단) 위에서 제가 직접 요아킴 예하의 머리통에 총알을 박아넣을 거니까…"
"……!"

저런 엄청난 소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맥스에게 아가사는 완전히 질린 듯했다.

"그 동안 그 양반이 쓸데 없는 몸부림이라도 치는 게 좋을 거라고 전해주세요. 그럼."

그렇게 말하며 뒤로 몸을 돌리려는 그때, 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런 이런… 그러실 거라고 생각했죠."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나타나 맥스를 향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래서 예레미야 추기경 예하께서 맥스 씨에게 이 말을 전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그 목소리는 맥스와 아가사 수녀, 둘 모두가 아는 목소리였다.

"패트릭 신부님?"
"예상대로군요. 파견된 요원들이 모두 전멸… 그래도 아가사 수녀님은 살아있으셔서 다행이군요. 뭐, 맥스 씨의 성향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패트릭 신부의 등장에 맥스도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분명 그렇게 격발하셔서 바티칸으로 쳐들어 가려고 할 거라고 예레미야 예하께서 예측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 말을 전해 달라고 하셨죠. 제가 여기로 오기 전, 추기경 예하께서 카스텔 산탄첼로의 독방에 '묵상'하러 들어가시기 전에 말이죠."

감금되었다는 말을 '묵상'이라는 말로 포장을 하고 있는 패트릭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맥스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었지?"
"아마 당신만 이해하실 말인 거 같더군요. '이제 미카엘의 검은 부러져 더 이상 '자네의 검'이 될 수 없네…'"


-*-



카스텔 산탄첼로의 감옥 안에서 십자가를 앞에 두고 예레미아 추기경은 기도하며 중얼거렸다.

"그래, 이제 이 글라디우스 미카엘루스(미카엘의 검)는 쓸모없는 먼지일 뿐이라네. 그러니, 맥스 군 자네가 이제 자네 자신의 '검'을 뽑을 때가 왔다고 생각하네."

한숨을 쉬며 예레미아는 손으로 성호(聖號)를 그었다.

"이제 더 이상 교황청도 자네의 편이 아닐세. 자네 편은 이제 유일하게 '달에서 온 아이들' 뿐일 테지. 그러니 자네가 원하는 대로 자네의 검을 뽑고 자네의 길을 나서게. …물론 자네의 검이 '계시록(啓示錄)의 검 Gladius Apocalypsis'이라는 건 알고 있네만, 그걸 어찌 막을 방도가 있겠는가…"

거기까지 말을 하고 예레미야는 잠시 뭔가를 망설이는 듯하더니, 곧 결심을 한 듯 자비와 가호를 바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말일세…."


-*-



"… '자네가 인간 가운데에 있을 만큼은 자비로울 수 있었으면 좋겠네….' 뭐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예레미아의 말을 담담하게 패트릭이 전해 주자, 맥스는 그 말을 곱씹어 보는 듯 말이 없었다.

"즉, 이렇게 되었다는 소리가 되는군."

맥스는 아주 통렬하게 비아냥거리는 어조를 띠며 말했다.

"이제 바티칸은 나에게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사냥개'가 되었다는 거지. 그래, 독일의 모 수도사가 이런 소리를 했던가… 「지붕에 올라가면 사다리는 치우는 법이다 Er muoz gelichesame die leiter abwerfen, so er an ir ufgestigen 」라고 했던가… 이제 '영혼의 새장'을 추적할 사냥개가 날 물려고 하는 '미친 개'로 변했다면 나에겐 이제 쓸모가 없다는 소리가 되겠지."

그렇게 말하며 맥스는 하늘의 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 같이… 이제 나에게 더 이상의 선택의 여지는 없게 되겠군. 바티칸의 손에 내가 죽느냐, 아니면 바티칸이 나의 손에 멸망당하느냐…"



-7-


"E che sospiri E che sospiri la liberta!
한숨을 쉬고 또 쉽니다 자유가 그리워"



조슈아가 슈트를 나풀거리며 앞으로 가며 옆으로 손을 펼치자 그의 손에 쥐고 있는 총 근처로 결계가 「발동」을 시작했다.

- 차르륵….

마치 3차원 홀로그램같이 희미하게 윤곽이 드러난 결계에서 점차 실체화가 되며 '공간'과 총의 탄창 사이로 탄알의 체인(Chain)이 연결되었다. 그리고 그 총 주위로 수없이 도는 히브리 어와 라틴 어 글자들의 어지러운 결계는 총 자체의 분자 단위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타불라 스마라그디나 아자젤 제 3서(Azazel Codex 3) - '무한의 탄창'『코르누코피아 Cornucopia』….

이는 분명 마술로 보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마술과 과학의 중간 영역에서 발해지는 결계의 일종… 이 결계는 손목 주위에서 발현되어 손에 쥐고 있는 핸드건 내지는 자동화기의 탄창에 '말 그대로' 무한의 탄알을 공급해 주는 결계인 것이다.

전에 레오가 중얼거린 '스키드블라드니르'라는 표현 그대로, 조슈아의 몸 둘레로 겉으로 보기에는 작은 공간이 존재하고있었다. 하지만 조슈아의 팔 주위와 몸 주위에 있는 그 공간 안은, 그보다 더 '거대한' 공간을 왜곡(歪曲)시켜 「구겨넣은」 거대한 탄약고로 이루어져 있는 채 조슈아의 몸 주위에 둘러져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탄약고' 안에서 공급되는 탄알을, 실체화되는 체인을 통해 핸드건의 탄창의 밑부분으로 바로 연결해서 공급, 총알이 빠지자마자 바로 자동으로 탄알이 채워지는 형식이었다. 분명 어디선가 없는 총알을 인위적으로 '창조'해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열역학 제 2법칙에는 위배되지는 않으리라. 게다가 이 결계는 총 자체의 분자 단위에도 영향을 주어서 계속되는 총알의 발사에도 총열 부분의 과열과 형태 변형을 억제하기까지 했다.

쉽게 말하면 중국 홍콩에서 유행했던 느와르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클리셰인 '분명 총알을 다 쐈음에도 탄창을 절대 갈지 않는 총'이라는 설정을 실제로 구현한 셈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끊임없이 먹을 양식과 술과 과일들이 흘러나오는 거대한 산양뿔 「코르누코피아」의 이름을 딴 결계를 발동시킨 조슈아는 이제 기둥 뒤에서 나와 계단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계단으로 올라오는 일단의 부대들… 그들을 향해 조슈아가 망설임 없이 총구를 겨누었다.

"Freeze!!! (손들어!)"

그렇게 외치며 부대원들도 조슈아를 향해 일제히 총구를 겨누었다. 그러나 아무리 훈련을 받은 그들이라도 몇 초 정도는 각자 다른 반응속도로 총구를 목표로 돌리기 마련이다. 그래도 고작 몇 초의 차이밖에 안 될 거지만.
하지만 조슈아의 총구는 그런 미세한 차이로 총구를 자신 쪽으로 돌리는 그들 중, 자신에게 먼저 총구를 돌리는 대원들의 머리부터 차례대로 총알을 박아주었다.

- 탕! 탕! 탕!…

전혀 반동도 못 느끼는 듯, 양손에 쌍권총을 든 채 조슈아는 자신에게 먼저 총구를 돌리는 순서대로 사람들을 처치하고서 총을 빙그르르 손가락으로 돌렸다.
그리고 다시 총을 잡고, 손가락으로 자동 연사 모드로 조정을 하고는 그는 데저트 이글 구경에 육박하는 두 권총으로 주위를 피바다로 몰아가고 있었다.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오기도 전에 조슈아가 먼저 총을 드는 사람부터 머리에 총알을 박아넣으며 쏘아대자, 이 뉴욕 거리를 점거하고 있는 수백의 FEMA 부대 군인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설사 총알 몇방을 쐈다고 하지만,

- 탕!!
"… 칫!"

픽 웃으며 머리께에서 피를 흘리는 채 그대로 무한의 총알을 쏟아붇는 이 '괴물'을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벌써 백 몇명 정도가 조슈아의 총의 제물이 되어, 피가 이제 계단을 따라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려올 정도였다.

그런 조슈아의 '죽음의 춤'에 대항이라도 하려는 듯, 그들 FEMA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두었다.

"…흠."

조슈아가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돌아본 그곳… 계단 밑으로 펼쳐진 도로 위로 M1A2 에이브람스 전차 3대가 조슈아가 있는 쪽을 향해 M256 120mm 활강포를 겨누고 있었다.

- 쾅!!!

전차 3대가 동시에 반동으로 들썩이며 주포에서 포탄을 발사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뉴욕 시가지에서 이런 경우같이 수 대의 전차가 목표물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는 그 모습은 아마 내란이 벌어지거나 소련군이 뉴욕을 함락할 경우가 아니면 절대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진귀한 장면이리라.

하지만 조슈아는 자신에게 기괴한 소음과 함께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포탄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오른손을 들어 펼쳐보였다.

- ……!!!

그리고 그 손바닥을 접고 두 손가락을 펼쳐 앞으로 향하자, 그의 주위로 환영같이 공간 속에서 떠서 희미하게 윤곽이 비쳤다가 이 현실의 공간에서 날카로운 형상으로 실체화되는 '수백의 검'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수백의 검들이 포탄을 향해 날아가며 칼의 벽을 형성하자 포탄 3발이 칼날에 갈기갈기 분쇄되며 폭발했다.

- 쾅!!

포탄들의 조각들이 폭발하며 매캐한 연기가 커다랗게 구름을 지으며, 계단을 덮치듯 덮어버렸다.
광장에 서 있는 군인인들이나 전차 안의 기관병들도 이후의 상황을 모르는 가운데,

"타불라 스마라그디나, 코덱스 인코그니타 (Codex Incognita : 미지의 서)…."

그 연기 속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어두운 검은 연기 사이에서도 형형히 빛나는, 흉안(凶眼)의 붉은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며 조슈아가 말을 이었다.

"「일곱 우뢰가 발할 때에 내가 기록하려고 하다가 곧 들으니 하늘에서 소리나서 말하기를 일곱 우뢰가 발한 것을 인봉하고 기록하지 말라 하더라.」…." (요한 계시록 10:4)

그렇게 요한 계시록의 구절을 인용해서 말하는 조슈아… 연기가 걷히며 드러나는 그의 모습 주위로 이젠 '몇백'이 넘어 보이는 검들의 환영이 조슈아를 '호위'하고 있었다.

마치 그를 중심으로 왕을 호위하는 듯이 공중에 뜬 채 늘어서 있는 수많은 검들… 그 검들 사이에서 조슈아는 하늘로 시선을 돌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글라디 인피티툼 Gladi Infinitum』…."



-*-



"…!!"

사라가 뭔가 '먼 곳에서' 일어난 일에 놀란 듯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알타반과 알페르도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알타반이 사라의 그 변하는 표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빛의 귀부인'께서도 눈치를 채신 것 같군."
"네, 확실히 뭔가가 일어나긴 했군요."

무대 위의 에스델도 순간 그들과 같은 것을 느낀 듯 움찔했지만,

"……!"

공연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는지 차분하게 다시 노래를 불렀다.



"Lascia ch'io pianga la dura sorte
울게 하소서 잔인한 제 운명에"




하지만 에스델의 눈빛이 떨리는 걸 놓치지 않은 알페르가 능글맞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 천사 아가씨도 알아챈 것 같군요. 우리의 폰들이 두 번째 「글레이프니르 Gleipnir」를 끊어내버린 걸 말이죠."
"잘 된 일 아닌가? 자네가 바라던 일일 터."
"물론이죠."

알페르는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들이라면 제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줄 겁니다.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리겠는데요."
"과연 생각대로 잘 될려나 모르겠군."

자신만만해 하는 알페르에게 알타반이 주의를 주려는 듯이 말했다.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 과연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모르겠군. 이미 대속(代贖)을 했는데도 또 그 '헛된 짓'을 또 하러 오진 않을 거 같네만."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럴 거 같다고 보네. 알페르 군."

알타반은 밑에서 노래를 부르는 에스델을 바라보며 냉소와 연민이 복합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아, 두 번 다시, 두 번 다시, 두 번 다시, 두 번 다시, 두 번 다시. (He shall come no come;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1)

그런 알타반과 같은 대상으로 시선을 돌리며 알페르는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라면 이렇게 말할 테니까요… 몇 번이라도 좋다. 이 끔찍한 삶이여, 다시!" (*2)








오랫만의 주석(....)
by 요아킴 | 2008/06/24 12:29 | [정식소설] 라이드 위드 더 데블 | 트랙백 | 덧글(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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