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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26일
소설을 보시겠어요?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球根)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주었다. - T.S. 엘리엇, 『황무지 The Waste Land』, 제 1장 「죽은 자의 매장 The Burial Of The Dead」 아주 먼 옛날… 그 누구도 모를 정도로 까마득한 먼 과거의 어느 날… 저 멀리 홍해(紅海) 바다의 수평선이 한 눈에 보일 정도로 광막하기 그지 없는 열사(熱沙)의 사막… 칼이 모래에 꽂히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모래밭에 무릎을 꿇었다. - 챙! 지친 듯해 보이는 그 남자의 얼굴과 검은 머리결은 끔찍하리만치 붉은 피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 피보다 더 붉은 눈동자로 그 남자는 자신 앞에 놓인 사막의 모래밭을 바라보며 차분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 스윽…. 그리고 다시 몸을 일으키며 칼에 몸을 기대어 다시금 몇 발자국 더 걸었다. 몇십 발자국을 더 걸었을까… 그는 몸에 쌓인 상처와 고통에 다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는 그가 힘겹게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홍해의 푸른 물결… 그리고 그의 눈 앞에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짓고 있는 검은 생머리의 가뭇한 피부의 미녀가 주저앉아 있었다. "……." 찢어지고 베어진 옷을 겨우 걸치고 있는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그 차림으로도 가릴 수 없을 만큼 요염하고 매력적인 모습의 미녀였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곤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는 그 검은 눈동자로 그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당신은 어떻게 여기에 오신 건가요?" "추방당했죠." 그 여인의 질문에 그 남자는 힘겹게 답했다. "'하늘'에서 쫒겨나 이 '에덴'의 땅으로 추방당한 죄인… 단지 그뿐이에요." "……." "당신은 무엇 때문에 왔죠?" 그 남자의 말에 그녀는 슬픈 눈으로 다시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벌이에요." "… 형벌이라뇨?" "네, 저의 원죄… 「음란함」으로 인한 형벌이에요."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보세요. 전 그 죄의 벌을 받고 있었어요…. 저 수많은 이형(異形)의 괴물들과 악령들과 악마들에게 능욕당하고 더럽혀지고 있었어요. 방금 전 당신께서 몰살시킨…." 그들 주위에는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사막에는 온갖 괴기스럽고 요사하고 부정한 괴물들과 악마들의 시체가 가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겨진 시체들… 아니, 차라리 살덩이들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정도로 박살난 육체들이 피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저기 사막의 지평선까지 가득 채운 이 더러운 시체들과 그 시체들로 저주받은 사막의 땅 위에는 모래에 꽂힌… 수백만 개의 검들이 마치 거대한 군사들이 도열한 것같이 서 있었다. 이 모든 괴물들과 악마들을 몰살시킨 주인공인 이 남자는 이제 자기 손에 마저 남은 검을 옆으로 집어 던지며 그녀의 옆에 주저 앉았다. 그가 옆에 앉자 그녀는 말을 하며 점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저는 음란함으로 인해 신에게 저주받고… 남편에게도 거부당해 이 곳까지 쫓겨 왔어요. …그리고 이젠 이 수많은 괴물들에게 능욕당하며 더럽혀졌어요." 그녀는 흐느낌을 멈추지 않으며 말했다. "… 이런 부정하고 더러운 절 왜 당신은 구해준 거죠? 대체 왜…?" 그런 슬픔에 잠긴 그녀를 바라보며 그 남자는 조용히 그 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유가 있어서 그리한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자격이 있어서 그리한 것도 아니구요. …저도 또한 신의 저주를 받은 죄인일 뿐이니까요." "……." 그의 말에 눈물이 고인 눈으로 그 가뭇한 피부의 미녀는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도 당신과 같은 「죄인」이니까… 그래서 당신을 구해준 거라고 생각해 주세요." "… 아." "그리고 전…" 그렇게 말하며 그 남자는 피로 물든, 그러나 귀엽게 생긴 미모의 얼굴에 미소를 띠으며 그 여인에게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녀의 검은 머리결을 쓰다듬으며 매만져 주며 말했다. "… 이처럼 아름다운 당신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구요." 그녀는 순간 그 손길에 움츠러 들었다. "……." 하지만 아까 전 그 더러운 괴물들의 손길과는 다른… 「따뜻함」이 느껴지는 손길에 그녀는 서서히 그 남자의 손길에 머리결을 가만히 맡기고 있었다. 그랬다. 지금 그녀에게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 손길이 그 순간 가장 필요했었던 것이었다. 그 남자는 이제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어루만지며 그녀를 응시한다. 그녀도 이제 그 눈물이 맺힌 마음에 두근두근한 감정을 실어 그 남자의 '붉은 눈동자'를 말없이 마주보며 응시했다. 그 남자가 그녀의 그 보석같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름다워요…." "…아." "저의 이 '저주받은' 눈으로도 그대는 정말로 아름답게 보여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따뜻하게 미소짓는 남자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 그러다가 순간 그녀는 다시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 순간 슬픔이 복받히는 듯 그녀가 다시 울음을 터뜨리며… 이번에는 그 남자의 품에 안겼다. "…이제 괜찮아요. 다 괜찮아요." "흐흑…." 품에 안긴 그녀를 따스히 감싸 안고 살며시 토닥이며 그 남자는 이 미녀를 달래 주고 있었다. 둘 다 저주받은 추방자의 몸… 그들 둘은 자연히 서로를 위로하며 달래고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당신의 그 아픔, 그 저주, 그 운명… 주제넘은 일이 아니라면 제가 당신을 그것들에게서 지켜 주고 싶어요." "…아?" 남자가 다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그 말에 그녀가 감동한 듯 말을 잇지 못하자, 그 남자는 먼저 용기를 내어 이 가뭇가뭇한 미녀를 바라보며 먼저 용기를 내어 말했다. "당신을 나의 신부로 맞아들이고 싶어요.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이 아름다운 홍해 바다의 푸른 물결이 보이는 이 사막에서… 이 검은 머리의 남자가 가뭇가뭇한 미녀에게 청혼을 하고 있었다. "나의 '이름'을 걸고 당신을 나의 아내로서, 나의 '여왕'으로서 지켜 드릴 것을 서약합니다. 왕은 여왕을 지키는 법… 반드시 당신을 운명에게서 제 손으로 지켜드리겠어요." 그런 그의 프로포즈에 그녀는 다시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이 눈물은 아까 전의 눈물과 같지 않은 눈물…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그녀가 말했다. "… 이런 저에게… 그렇게 따뜻한 말씀을…." 그 말을 잇지 못하고 반라(半裸)의 그녀가 조슈아에게 안겨 입을 맞추었다. 이 가뭇한 미녀의 승낙이나 다름없는 키스를 따뜻하게 안으며 받아주는 검은 머리의 남자… 혀가 얽히는 깊숙하고 뜨거운 키스를 나눈 이 미녀는 이 남자에게 맹세를 하듯 말했다. "좋아요. 행복해요. 부디 절 당신의 아내로 삼아주세요." "네. 이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마지막 심판의 날이 올 때까지… 나는 당신의 「낭군」이에요." 따뜻하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 남자… 이 사랑스런 남편에게 그녀도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그 남자의 가슴을 살포시 밀었다. 그리고 그 남자를 눕히면서 그녀는 "그렇다면 그 결혼의 증거로… 그 맹세로…." 그 어여쁜 살결의 손으로 그녀는 이 남자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여기서 절 가져주세요. 당신의 '신부'인 저를 당신의 소유로 만들어 주세요, 나의 '두 번째' 남편이시여…." 그녀가 뜨거운 눈길과 숨결로 갈구하는 그 요구의 목소리에 그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그녀도 이제 거의 헝겊조각밖에 남지 않은 자기 옷을 마저 벗어내리며 아름다운 나신을 드러내었다.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나의 '낭군님'." "저야말로…." 그녀의 가뭇한 속살이 드러난 나신의 가슴과 허리, 그리고 잘록한 아름다운 배를 감탄스럽게 바라보는 그 남자… 그 남자가 그 탄탄하고 매끈한 허리를 어루만지다 배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예쁜 모양의 배꼽을 손가락으로 더듬자 그녀는 그의 손길에 쾌감을 느낀 듯 신음을 냈다. 그리고 이제 그의 손이 점차 그녀의 가슴께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그녀의 음란하고도 또한 아름다움과 매력이 느껴지는 나신(裸身)의 몸을 바라보며 찬탄을 보내는 그 남자에게 자랑스럽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그녀는 나직이 속삭였다. "당신의 이름을 알려 주세요. 제가 영원히 이 세상의 끝까지 소중하게 간직할 그 이름을…." 그녀의 그 요구에 그 검은 머리의 남자는 몸을 일으켜 이 아름다운 신부의 입술에 키스를 하러 다가가며 속삭였다. "그렇게 하겠어요, 나의 아름다운 신부이시여…. 나의 이름은…" "…드디어 '사슬'을 하나 더 풀어버리신 거군요, 나의 낭군님." 미즈호가 '그것'을 예감한 듯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어느 집의 베란다에서 밤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금발의 머리결을 머리 위로 틀어올린 채, 가뭇가뭇한 피부의 아름다운 나신을 시트로 가리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미즈호…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같이 침대 시트를 히마티온(Himation)처럼 두르고 그녀는 시트를 손으로 잡고 그녀의 봉긋하기 그지 없는 풍만한 가슴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트는 그녀의 등 뒤에서는 거의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의 등을 드러내며 그 밑의 허리선에서 내려가 엉덩이 윗부분까지 드러나 있었다. 밤 특유의 차가운 공기를 살결로 느끼면서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혼잣말을 했다. "낭군님과 제가 그곳, 홍해에서 만났을 때 저도 '그것'을 봤었죠. … 그랬죠. 그건 마치 하늘에서 내리는 '신의 회초리' 같았어요." 그녀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조슈아의 안위만이 걱정이 될 뿐이었다. 조슈아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외에도 에스델, 마리아가 있다는 건 알지만, 분명 조슈아의 '아내'는 바로 미즈호, 자신이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남편'이자 '낭군님'인 조슈아를 지금 이 순간 떠올리면서, 그녀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래요. 그것은…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무수한 '검들의 심판'이었어요." "글라디 인피니툼 Gladi Infinitum (무한의 검)…." 하늘을 바라보며 조슈아가 중얼거리는 그 말과 함께 저 멀리 하늘에서 변화가 생겼다. 미국 동부 뉴욕 480km 상공… 인공위성 저고도 궤도에 해당하는 이 곳에서 전기를 발하며 한 거대한 '영역'이 열리기 시작했다. 조슈아와 맥스, 레오가 무기를 소환하는 그 정체 불명의 아공간(亞空間)인 '스키드블라드니르'를 초대형으로 확대한 듯한 그 영역은 무려 직경이 800m에 달했다. 그리고 그 영역에서는… - 스으… 그 영역의 검은 '지평면'에서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은 검들이 검은 공간을 뚫고 밖으로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하나하나가 역사상에 전해지는 명검들이나 다름 없는 '명검들의 잔재(殘滓)들'이 실체화가 되며 이 거대한 아공간(亞空間)에서 솟아 나오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공간에서 검들이 솟아 나오다가 잠시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와 함께, 지상의 뉴욕에 서 있는 조슈아는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세계의 왕'이며, 또한 '공중의 권세를 잡은 왕 Archon tes exousias tou aeros'이로다." 그 말과 함께 검들은 순간 동시에 멈칫하다가, 일제히 동시에 밑의 지구를 향해 떨어졌다. 마치 밑의 거대한 힘에 이끌리듯 480km 아래의 뉴욕 시가지를 향해 그 수많은 검들이 자유낙하를 하며 점차적으로 가속을 얻기 시작했다. 지구의 중력과 관성… 그리고 그 무지막지한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바뀌면서 엄청나게 올라가는 검들의 낙하 속도는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하나 하나의 검들이 무려 시속 1만km에 가까운 무서운 속도로 저 천공에서 지상을 향해… '신의 회초리'를 갈기듯 떨어지고 있었다. 하나 하나의 검들은 대기를 가르며 생기는 마찰열에도 녹지 않은 채… 그 엄청난 에너지와 속도로 자신들의 '왕'인 조슈아가 서 있는 뉴욕으로 강림하고 있었다. 마치 별이 빛나듯 수만 개도 넘어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불꽃을 발하며 낙하해 오는 수많은 검들이 밤 하늘에 가득차 보였다. 그 가공할 만한 장면에 뉴욕의 시민들과 FEMA 대원들마저 넋을 읽고 그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지금 이 순간 자신들의 눈 앞에서, 심판의 날에 하늘이 이 지상의 인간들에게 내리는 '징벌'이 체현된 것 같았다. "… 신이시여." 그리고 저 멀리서 수십 줄기의 빛들이 뉴욕 시내에 꽂히기 시작했다. - 쿠쿵!! 마치 지축이 울리는 듯이 멀리서 무서운 충격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저 멀리서부터 폭발이 시작되었다. "…!!!?" 그 거대한 폭발은 마치 파도와 같이 이곳까지 '밀려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폭음과 함께 조슈아가 서 있는 광장은 파괴의 불꽃에 휩쓸렸다. 끔찍한 비명과 고함마저 순식간에 불어닥친 후폭풍과 폭발 소리에 밀려 홍수에 휩쓸리듯 스러져갔다. … 하늘에서 바라본 뉴욕의 모습도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불꽃과 연기로 가득한 파괴의 현장… 그 불바다는 성경에 나오는 게헤나를 연상시키기 충분할 정도였다. 주께서 답하시길 도시가 황폐해져 사람이 살지 않고 집에는 사람이 없고 땅이 완전히 황폐해질 때까지이다. - 구약 성경, 이사야 서(書) 6장 9~11절 "… E che sospiri la liberta! … 한숨을 쉽니다 자유를 그리며." 헨델의 아리아 《울게 하소서 Lascia ch'io pianga》의 마지막 가사가 끝나며 에스델의 아름다운 노래가 끝이 났다. 그녀가 노래를 마치고 조심스레 가슴께에 손을 올리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마치 극장 전체를 울리는 듯한 커다란 박수와 함성소리가 울렸다. 특등석에 앉아 여전히 심드렁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던 알페르도 예의상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박수를 쳐 주고 있었다. 알타반은 그에 비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그녀의 노래에 대해 감탄의 환호도 외쳐 주는 편이었다. "역시 천상의 가희로군! 멋진데!" "뭐 그럭저럭이군요." 알타반의 칭찬에 알페르도 대꾸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반응이 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알타반이 타박하듯 말을 건넸다. "자네는 그닥 감동이라는 것을 잘 안하는군 그래." "저 '천사'에겐 저 정도야 기본일 거 아닙니까?"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으로 알페르는 말했다. "아마도 저 '공주님'께서 백마를 탄 자신의 '왕자님'을 찾으며 구해달라고 호소하는 목소리가 더욱 더 감동적일 거 같은데요?" "쯧쯧, 사람하고는…" 알페르의 그런 '악의적인 말투'에 약간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알타반이 몸을 일으켰다. "역시 자네는 저 '천사'도 인질로밖에 생각하지 않는군. 우리 사라 양과 더불어 저 '천사'마저 자네의 '새장'에 넣어야 만족할 텐가?"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사실 저는 페리블렙토스, 그 여인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아시다시피 저는 '그'와 관계된 모든 것에 원한이 있으니까 말이죠." 그 말에 알타반도 순간 뭔가 묘한 우연이라도 발견한 듯 아이러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사라와 에스델, 그리고 그 '페리블렙토스'는 '그'와 관련이 많은 여인들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들은 조슈아와도 관련이 많은 여인들이기도 했다. 단순한 우연인 것인지, 아니면 '그'가 의도했던 일이었던 것인지… 이게 정말 신이라는 작자가 우리를 골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아이러니한 끈들이란 말인가. 하지만 알타반 자신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우연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이 늙은 성자는 그의 숲에서 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단 말인가!' … F.W.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Also Sprach Zarathustra』에 나오는 말을 떠올리며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가보죠." 알페르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어차피 지금 제가 먼 옛날부터 해왔던 일들 모두가 극한의 천벌을 받아도 마땅한 일들… 이왕 그렇게 된 바에야 거기서 더 악한 짓을 해봤자 그 천벌의 강도가 더 이상 가혹해질 일은 없겠죠." 그렇게 냉소적으로 말하며 알페르가 알타반을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제게 불벼락 소식이 없는 걸 보니, 그 천벌이란 것이 제게 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군요. 아니면 애초에 그런 것 자체가 거짓말 내지는 사기였거나… N'est-ce-pas? (안 그래요?)" "Oui. (응.)" 프랑스 어로 되묻는 알페르에게 마찬가지로 프랑스 어로 대답하며 알타반이 대꾸했다. "덧붙여 말하면, 나라면 후자 쪽을 지지하겠네. 만일 천벌이 자네에게 온다면 그건 하늘에서 오는 게 아니라 우리들을 쫓는 세 폰들에게서 올 거 같으니까." "그들이요?"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라의 눈길을 무시하며 알페르는 알타반에게 되물었다. 그러나 알타반은 일단 그의 되물음에 대답을 하는 대신, 먼저 문으로 나서며 문 옆에서 대기 중인 남자 둘을 불러 뭔가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지시가 끝난 듯 슬쩍 뒤를 돌아보며 알타반이 다짐하듯 대답을 했다. "인간이란 말이지. 종종 하늘을 대신하는 힘을 발휘하곤 했다네. 세익스피어가 자신의 희곡에서도 말했었지. 「하늘의 힘으로밖에 해낼 수 없다고 여겨지는 걸 인간이 해내는 수도 있다. Our remedies oft in ourselves do lie, which we ascribe to heaven.」 라고…." 세익스피어의 희곡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 의 1막 1장에 나오는 대사를 읊어 보이고선, 이번에는 알타반이 알페르를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폰'들이 굳이 '인간의 모습'을 취한 것 아니겠나?"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이글루 소설가 동맹 어흑, 뒤늦게 읽었습니다만...조슈아의 캐 간지는 막을수가 없군요, 역시 조간지!(뉘앙스가 좀...) 무한의 검에서 무○의 검○를 떠올리는 나는, 어쩔수 없는 달빠인가 (...) 비공개 덧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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