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3월 21일
마마님이 보고 계셔 *=_=*
그냥 수업시간중 생각 났던 망상






마마님이 보고 계셔




"안녕하시옵니까?"
"안녕하시옵니까?"

상쾌한 아침인사가 맑게 갠 하늘에 메아리친다.
경복궁의 정원에 모인 궁녀들이 오늘도 선녀같이 잔잔한 웃음을 띠고 높은 성문을 지나간다.

더러움을 모르는 몸과 마음을 수수하나마 아름다운 색의 한복으로 감싸고.

치마의 단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얀 옷고름이 펄럭이지 않도록, 차분히 걷는 것이 이곳에서의 몸가짐. 물론 체신없이 깔깔거리며 뛰어가는 등의 조심성없는 궁녀따위 존재할 리도 없다.

수라간.

궁이 들어선 이래 아궁이에 불이 끊이지 않은, 이곳은 높으신 상감마마와 그 종친들을 위해 정성을 다바쳐 음식을 해올리는, 여염집 부엌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정갈한 곳.

한양 성벽내, 남산 뿌리의 옛 모습이 남아 나무가 많은 이 지역에 성은이 망극하게도 상감마마께서 늘 둘러보시는 가운데 생각시때부터 나인에 이르기까지 훈육을 받을 수 있는 생각시들의 정원.

시대는 변하고 상감마마가 예종마마로부터 세번 바뀌어 중종마마가 등극하신 오늘날에도 생각시때부터 9년간 맛내기를 배우면 손맵시 좋고 미각이 각별한 궁녀들이 갓쪄낸 떡처럼 시루에 예쁘게 놓여 나온다는 체계가 아직도 남아 있는 귀중한 곳인 것이다.

그녀 - 서 자에 장금이를 쓰는 나인도 그런 평범한 수라간 나인의 한명이었다.






가슴설레는 초하루



-1-



"잠깐 서보거라."

어느 초하루.
궁궐 돌담길 끝에 있는 두갈래길에서 누군가가 장금이를 불러세웠다.
중궁전의 앞이었으니까 순간 먼발치에서 한번 뵌적 있는 중전마마님께서 부르셨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곱고 청명한 음성이였다.

누군가 말을 걸면 먼저 멈춰선 후 '부르셨나이까.'하고 대답하면서 몸 전체를 돌려 돌아선다. 갑작스런 일이라도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더군다나 머리만으로 '돌아본다' 같은 행동은 나인으로서 내쳐질 일.

어디까지나 예의바르게, 그리고 맵시있게. 조금이라도 상궁 마마님들께 가까워질 수 있도록.

그러니까 돌아서서 고개를 숙여 눈을 마주치게 하지 않도록 하고, 가장 먼저 무엇보다도 웃는 얼굴로 안녕하시옵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금이의 입에서 '안녕하시옵니까'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


그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한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기 때문에.

겨우겨우 튀어오르지 않았던 것은 수라간 나인으로서 체신없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평소부터 마음가짐을 단정히 한 성과. ......가 결코 아니다. 너무나도 놀라서 행동이 따라가지 못한 채 망부석마냥 돌이되어버린 것 뿐.

"저기...저에게 무슨 일이시옵니까?"

겨우겨우 자력으로 반쯤 돌을 깨어낸 후 장금이는 반신반의하며 물어 보았다. 물론 그녀의 시선 끝에 자신이 있는 것과 그 연장선상에 아무도 없는 것은 이미 확인한 일이지만 역시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불러 세운 것은 나. 그 상대는 너. 틀림없느니라.."

틀림없다, 라고 해도. 아니요 틀렸사옵니다 라고 대답하고는 도망쳐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째서 말을 걸어 온 건지 짚이는 것이 없는 만큼 머릿속은 끓어넘치는 죽 같았다.

그런 장금이의 사정 같은건 알 리 없는 그 사람은 살짝 미소를 띄우며 똑바로 장금이에게 다가왔다.

지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가까이에서 얼굴을 뵐 일 같은 건 없었다. 제대로 음성을 들어 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곱게 땋아 쪽져올린 흑단같은 머리칼은 어느 산골의 창포를 따다쓰시는 것인지 묻고 싶어질 정도로 매끈매끈. 저렇게 곱게 정돈하시면서도 어쩌면 곁털 하나 없는 것 아닐까 하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장 항아리을 장금이에게 내민다. 영문도 모르고 받아 들자, 빈 양손을 장금이의 앞섶으로 올렸다.


'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순간 알지도 못한 채 장금이는 눈을 감고 머리를 꼭 움츠렸다.

"옷고름이 비뚤어져 있구나."
"엣?"

그렇게 말하고, 그 사람은 장금이에게서 장 항아리을 돌려받자 빙긋이 웃으며 먼저 수라간을 향해 걸어갔다.


뒤에 남겨진 장금이는 상황이 점점 파악됨에 따라 머리에 피가 몰려갔다.


틀림없어.



수라간 상궁 마마, 한상궁 마마님. 최고상궁님의 총애를 받으시는분.




아아, 성함을 입에 담는 것만도 과분하다. 저같은 일개 나인의 입으로 그 이름을 말해 버려도 괜찮은 것일까요. --그런 기분이 되어 버리는, 모든 수라간 생각시들의 흠모의 대상.

'그런...'

부끄러움에 증발 직전이다.

'이럴 순 없어'

장금이는 한동안 망연히 서 있었다.
동경하는 상궁마마와 처음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경솔한 모습이라라니.

너무해.


마마님 심술쟁이.



분함 섞인 눈으로 올려다본 중궁전은 평소와 다름없이 후덕한 미소를 띄우고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며 우뚝 서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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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님이 보고계셔(마리미떼) 대장금 버전 패러디를 퍼왔습니다;;;;


매우 백합스런 상황;;;;; 대략 보시면 정신이 멍해지실 겁니다;;;-_-



by 요아킴 | 2004/03/21 18:35 | 제 딸네미 마리아가 보고 있음 | 트랙백(3) | 덧글(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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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백합정원에서 책읽고 음.. at 2004/03/26 14:58

제목 : 마리미테 패러디의 끝은?
전두환님이 보고 계셔 행보관님이 보고 계셔, 존나세님이 보고 계셔, 마마님이 보고 계셔, 팀장님이 보고 계셔, ...정말 마리미테는 명작이다. ...more

Tracked from 잠보니스틱스 at 2004/03/28 12:32

제목 : 난데없이 마리미떼 열풍 in Korea
★마리미테... ★마리미떼에~ ★카레이도학원 백서 ★아키하님이 보고 계셔 ★안선생님이 보고 계셔 ★파타리로님이 보고 계셔 ★크로마티님이 보고 계셔 ★대총통님이 보고 계셔 ★사우론님이 보고 계셔 ★마마님이 보고 계셔 ★토로님이 보고계셔 ★젤릿치님이 보고 계셔 ★나오님이 보고 계셔 ★마징가님이 보고 계셔 (04/1/13) ★마리오님이 보고 계셔 ★간에덴님이 보고 계셔 ★오얏상이 보고 계셔 ★달마님께서 보고 계셔 ★회장님이 보고 계셔 ★북극에서 보고 계셔 ★외계인님이 보고 계셔 (03/11/5......more

Tracked from 誰是我 수시아 : 누가.. at 2004/05/25 10:00

제목 : 마리아님이 보신다 안카나. -0-
룬그리져님의 블로그에서;; 쿨럭;;;;; 마리아님이 보신다 안카나. "밥묵었으예~" "밥묵었으예~" 상쾌한 아침인사가 훤하이 퍼어런 하늘에 울리뿐다. 마리아님의 정원에 모인 가스나들이 오늘도 천사맨치로 앰것도 모르는것처럼 웃으민시 높다란 문을 지나간다. 더러븐건 한개도 모르는 몸하고 마음을 찐한 색의 교복으로 딜딜 말아갖고. 치마 주름이 안꾸개지게, 하얀 세일러 카라가 팔락거리지 안쿠로, 찬찬히 걷는기 여서의 몸가짐. 당연하이 등교시간 다대가꼬 아실아실하게 띠가는 등의 넘사스런 학......more

Commented by 水海유세현 at 2004/03/21 20:20
이건 정말 대략 나이스입니다-_-;;;;;
Commented by 파루니아 at 2004/03/26 14:58
최고예요! (번뜩)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4/03/26 16:08
언젠가 이런 것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대단하십니다.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4/03/29 15:43
멋지고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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